안녕하세요! 날씨가 많이 더워지고 있네요. 안 그래도 땀 많이 나는 체질인데… 큰 일입니다. 오늘은 유통기한이 5달 정도 지난 주제에 대해서 한번 글을 써볼까 합니다. 왜냐. 조금 늦긴 했지만 이제야 이 말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봤거든요. 이 과정에서 많을걸 느꼈기 때문에 여러분한테까지 제 의견을 좀 어필하고 싶었습니다.
버질 아블로의 발언
위 제목에 있는 문구는 오프 화이트의 디렉터 버질 아블로가 작년 12월 DAZED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입니다. 스트리트웨어는 언젠가는 죽을 거란 말이죠. 빠르면 내년 내로요. 저도 이 발언을 처음 들었을 땐 뭔 소린가 했는데 인터뷰 내용을 보고 다른 몇 가지 자료들을 찾아본 결과 아블로의 뜻을 조금은 이해하겠더라고요. 이 발언에 대해서 오해도 굉장히 많아서 그 오해를 좀 풀어볼까 합니다.
저는 솔직히 말해서 오프화이트라는 브랜드를 크게 선호하지 않습니다. 디자인이 제 취향이 아니기도 하고 인기도 너무 많아져서 그런지 초반보다는 유니크함과 희소성이 감소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버질 아블로를 디자이너로서 싫어하는 것도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존경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 된 것 같습니다. 특히 과거에는 어려웠던 하이엔드와 스트릿의 대중화를 이룬 것에 대해서 굉장히 높이 평가되어야 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베트멍의 뎀나 지바 살리아도 큰 몫을 했죠) 요즘 발렌시아가나 구찌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의 런웨이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큼지막한 로고가 박힌 후드티나 바지, 그리고 오버사이즈로 나오는 재킷과 패딩. 디올 조던 1도 대표적인 예 중 하나겠네요. 스케이트보딩과 힙합에 뿌리를 두고 있는 스트리트웨어라는 문화에서 비롯된 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처럼 장르를 나누던 장벽들이 하나씩 서서히 무너지면서 “Post-streetwear Movement”라고 하는 트렌드를 이룹니다. 현재 스트리트웨어에 대한 인식과 활용성의 변화를 일컫는 현상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정말 대중화가 이루어진 걸까?
이를 감안해 아블로의 말을 다시 곱씹는다면 조금 더 이해가 쉽더라고요. 버질 아블로도 처음엔 30달러짜리 비전 스트리트웨어 티를 입고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다니면서 패션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랬던 아블로도 지금은 한 럭셔리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어있네요. 오프 화이트마저 가격대만 봐도 하이엔드에 더욱 가까우니까요. 이 때문인지 현재로서 스트리트 문화의 일원보다는 관찰자의 시점에서 스트리트웨어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발언에 나왔던 “스트리트웨어”는 스트리트 문화나 스타일을 명시한다기보다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를 칭 하는 것 같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시간이 지나고 점점 유니크함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지면, 소비자들은 서로 차별화를 두기 위해 대중성이 있는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들한테 등을 돌리게 될 거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많은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들이 급격하게 잠시의 성공을 이룬 후 한순간에 몰락하는 건 빈번한 일입니다. 그만큼 소비자 취향의 변화에 적응하고 발전하는 브랜드를 스트리트웨어 문화 내에선 찾기 힘들다는 거죠. 럭셔리 브랜드들처럼 긴 역사와 고정 소비자들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이상 사람들의 관심을 한 곳에 박제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남들이 입지 않는 것들을 입는다는 점에서 스트리트웨어가 생겼지만 이제는 남들이 입어서 나도 입는 상황을 보니 참 아이러니한 것 같습니다. 이 것은 스트리트웨어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Bobby Hundreds의 말이기도 합니다. 너무 대중화된 탓일까요? 이 때문에 아블로는 빈티지가 다시 유행할 거라고 생각한다네요. 아블로만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InStyle 잡지의 스타일리스트이자 패션 디렉터인 줄리아 본 보엠의 말에 의하면 사람들은 점점 클래식함을 고집하기 시작했다죠. 동시에 사회는 불안정한 미래보다는 이미 입증된 과거를 비추고요. 여기서 아블로가 한 또 다른 말이 떠오르네요: "I decided if 'streetwear' was gonna be the sign of the times, I was gonna define it rather than be defined by it,”(“스트리트웨어가 시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 거라면, 그것에 의해 정의당하기보다는 그것을 정의할 거라고 결정했습니다”)
결론
결론은 스트리트웨어 문화와 스타일은 영원할 거라는 것입니다. 단지 지금 스트리트 문화를 상징하는 그 무언가가 변화의 과정을 거칠 거라는 것뿐. 개인적인 견해로는 스트리트 문화가 어느 정도 본질을 잃었던 것 같긴 합니다. 자주 유니크함과 차별성을 따진다고는 하지만 어떨 때 보면 단순히 브랜드 싸움으로 밖에 안 보일 때가 있더라고요. 저도 고등학교 때는 쓰래셔나 스투시, 그리고 슈프림 같은 것을 입으면 무조건 남들보다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쇼미 빨 오지게 받은 쓰래셔 플레임 후드) 지금도 무의식적으로 유행을 따라갈 때가 있는 것 같지만 점차 그 버릇이 나아지는 중이라고 믿습니다. 위에 언급했던 Bobby Hundreds가 말했듯이 원래는 한정적인 수량과 희소성이 뼈대를 이루었지만 이제는 가격을 더 중요시한다고… 커뮤니티보다 상업적 가치를 더 따지기 시작한 거죠. 이에 대해선 저희 모두가 어느 정도의 책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리셀 문화가 오래전부터 스트리트 문화의 일부였다 하지만 가끔은 좀 심하다 싶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옷 자체의 의미를 무시하는 듯한 느낌이 간혹 듭니다. 전 스트리트 문화가 아블로가 말한 것처럼 실제로 이런 변화를 겪는 다면 근본적인 것들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 찾아보던 도중 한 유튜브 동영상에 달린 댓글이 기억에 남네요. 댓글을 단 사람은 소셜미디어 이전의 시대가 그립다고 하더군요. SNS가 생기기 전에는 국가별로 입는 법이 달랐고 미국은 사람들이 좋아하던 서브컬처에 따로 또 달랐다고 하네요. 정말로 차별성이 없어진 지금 상황에는 SNS의 영향이 클까요? 이 의견도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패션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사람들이 더 많은 옷과 정보에 노출되면서 영감을 얻고 기존의 스타일에 자기만의 색깔을 넣어 예전에는 보지 못한 스타일을 창조해 낼 수 있었다고 봅니다. 뭐 SNS는 항상 양날의 검인 것 같네요. 끝에는 아블로와 같이 혁신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 덕분에 패션 문화가 많이 발전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화학실험 속에 촉매 같은 존재 같다고나 할까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 뭐든지 변화가 있어야 진화하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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