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P x YEEZY] 갭과 이지의 콜라보...걱정?기대? 알아보자!

Yeezy X Gap

발표와 함께 많은 이들을 놀래켰던 칸예의 도전 l 출처: 인스타그램 @thesneaklovers

꿈에도 이루어질 줄 몰랐던 협업이 시작됐다길래 처음에 소식 들었을 때는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거의 기억에서 잊힐 때쯤 다시 귀에 들어오는 익숙하고 친근한 그 이름, 갭. 저도 어렸을 때는 갭을 굉장히 많이 입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갭에 대한 미디어 노출이 적어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칸예와 손을 잡고 등장했는데요, 요즘 트렌드에 맞게 재탄생할 건지 다시 나락으로 빠질 것인지 미래가 궁금해지네요.

 

갭과 이지의 콜라보... 과연 성공할까? l 출처: 인스타그램 @tominatriproductions

일단 갭의 역사를 조금 알려드리자면 1969년 미국의 비즈니스맨이자 박애주의자인 도날드 피셔와 그의 부인 도리스 피셔의 손에서 설립되었습니다. 갭 아래에는 올드네이비, 바나나리퍼블릭, 인터믹스 등을 포함한 각각 다른 아이덴티티를 지닌 여섯 개의 자녀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고 있고요. 미국의 가장 큰 전문 소매점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모든 리바이스 제품을 모델과 사이즈별로 판매하면서 시작했다가 다른 가게들과 차별화를 시키기 위해 자기들만의 청바지를 만들죠. 이렇게 시작해 점점 미국의 젊은 층을 타게팅 한 글로벌 캐주얼웨어 브랜드로 성장하고 자리 잡습니다.

 

하지만 이런 표면적인 성공 뒤에는 암담한 미래가 따라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 걸까요, 정체성 문제였을까요? 아무래도 캐주얼 한 옷을 파는 곳이라 그런지 단조로움과 한결같음에 대해 많은 질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유니클로를 보면 이 점은 단순히 핑계로 보일 수도 있죠. 마케팅 차원에서 실시한 캠페인들도 제가 봤을 때는 요즘 세대의 사상과는 공감대를 잘 형성하지 못한 것 같군요. 예를 들어 2014년 가을의 ‘Dress Normal’ 캠페인은 놈코어 룩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프로젝트였지만 첫 번째, 타깃을 잘 못 정했고, 둘째, 그 타깃은 놈코어보다는 유니크함과 독창성을 지지하는 사람들이었다는 점. 지금까지도 이 캠페인은 비평가들에게 그저 적자를 메우기 위한 세일을 홍보하는 억지 수단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갭은 여러 번 스웨트 샵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심지어 2006년에는 조단에 위치한 옷 공장 웨스턴 팩토리와 혹독한 근로 환경과 비도덕적인 대우 등을 사유로 기존에 있던 계약을 파기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유들로 인해 수익이 폭락하면서 갭은 북미 쪽에서만 백개 이상의 지점들을 닫아야 했습니다. 해외는 말할 것도 없고요. 코로나의 영향도 컸나 봅니다.

 

사람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gap x yeezy의 프로젝트 l 출처: 인스타그램 @gapyeezy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이슈를 몰고 다니고 산전수전 다 겪은 갭에게 칸예는 오랜 세월 동안 눈여겨봐 왔다는군요. 칸예는 청소년기에 갭에서 알바를 하면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는 꿈을 꾸기도 했답니다. 2015년에 나온 인터뷰에 따르면 “갭의 스티브 잡스”가 되고 싶다고 하고 하네요. 이 꿈이 이루어진 걸까요?이지와 갭은 10년 계약을 하고 2021 상반기에 Yeezy Gap이라는 새로운 라인을 론칭한다고 합니다. 이 라인은 갭의 남성복, 여성복, 그리고 아동복을 칸예의 디렉팅 하에 재해석시켜 모던하면서도 저렴한 가격대에 팔릴 거라네요. 5년 차에 연간 수익 1조를 목표로 두고 있는 갭은 역시 큰 기대를 갖고 있는 듯합니다. 칸예의 이지 라인 가치가 3조를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이지와 협업을 한다는 소식이 미디어에 실리면서 갭의 주가도 순식간에 대폭 상승했습니다.

 

갭은 저에게 있어서 어느 정도 정이 가는 브랜드이긴 합니다만, 솔직히 말하면 이 협업이 흥행할 것 같다는 말하는 못 하겠네요. 갭의 소비자들을 보면 보통 패션에 크게 관심이 없고 옷이 저렴하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구매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지의 마니아층을 제외하고서는 얼마나 더 많은 소비자들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더군다나 갭은 예전부터 세일 이벤트를 매우 자주 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그 시기가 다가오는 것만을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몇 가지 제품들은 인기가 많아 완판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그것도 10년이라는 세월에 갖다 대보면 한계가 있을 것 같네요. 이 협업이 어떻게 되든 간에 칸예가 디자이너로서의 자질을 한번 더 선보일 수 있는 또 한 번의 무대이자 갭도 과거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서 윈윈 상황인 것 같네요.

 

갭과 이지의 콜라보과 과연 흥할지, 망할지 저 역시 궁금한데요, 새로운 소식이 전해지는 대로 여러분께 소개드리겠습니다.